주의란 동시에 가능할 듯한 여러 개의 사물이나 사고 중에서 하나를 마음이 명확하고 생생하게 차지한다는 뜻이다. 무언가를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해 다른 것들에서 벗어난다는 뜻이다.
-윌리엄 제임스
오늘의 주제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주의력에 대한 사례들을 통해 주의력과 친숙해지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자.
카페와 친구
우리가 친구와 카페에 단둘이 왔다고 가정하자. 친구와 나는 각각 커피와 홍차를 주문하고 자리를 잡고 대화하기 위해 시작한다. 나의 주변에는 음악 소리소리 손님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 등등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런 것들에는 집중하지 않고 친구의 말에만 집중할 것이다. 다른 사람의 대화 주제나 직원이 부르고 있는 이름은 모를 것이다. 그 순간 나의 이름이 불리고 나의 주의는 달라진다. 심지어 다른 대화에 집중하고 있지 않았는데 친구와 대화하는 도중에 나의 주의는 바리스타에게로 빠져나간다. 음료를 가지고 온 후 나는 다시 친구와 대화하기 위하여 직전 대화의 분위기 맥락 등을 복기한 후 친구와의 대화를 다시 시작한다.
이 사례에서 우리는 친구와의 대화에 집중하고 있지만 우리의 이름이 불릴 것을 대비해 여전히 다른 소리도 살피고 있다. 만약 우리가 대화에 임하는 주의력을 측정할 수 있다면 음료를 가져오기 전에 비해 가져온 후에 주의력이 더 높았을 것이다. 더 이상 우리의 이름이 불릴 것에 대비해 주의력을 쏟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 사례에서 보듯 우리의 주의력은 한도가 있다. 한쪽 에10을 쓰고 있으면 다른 쪽에 100을 다 쓰지 못한다.
칵테일파티 현상
심리학자인 콜린 체리와 도널드 넓은 통기구는 2차 세계대전 전후로 조종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조종사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여러 신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일이다. 비행기 조종사는 수십 가지의 계기판을 살펴야 하고 동료 조종사와 지휘 계통 및 지상 요원과도 대화해야 한다. 이렇게 어려워 보이는 일이지만 대부분의 비행기 조종사는 이를 대단히 잘 해낸다. 심지어는 동료 조종사와의 대화와 비행에 집중하고 있을 때도, 조종사들은 중요한 상황에 다른 이들과의 무선 대화로 바꾸는 데 어려움이 크게 없었다. 이 현상은 바로 전에 사례에서 바리스타가 우리의 이름을 부르기 전까지는 바리스타가 우리 외에 다른 손님을 부르는 소리에 거의 신경 쓰지 않는 상황과 같았다. 체리는 이를 칵테일파티 현상이라 이름 붙였다.
칵테일파티 현상은 우리가 대화를 들으며 저녁에 무엇을 먹을지 생각할 때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가 대화에 완전히 몰입하고 푹 빠져있을 때 우리에게 찾아온다. 우리가 대화에 집중하고 있을 때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타인이 우리의 이름을 말할 때 우리의 주의는 일순간 약해졌다가 이름을 말한 타인에게로 넘어간다. 즉 우리는 주의를 전부 기울여서 대화하고 있을 때조차 주의의 일부분은 주변의 중요한 정보를 살피고 있다.
다중작업
위 두 사례를 보면서 충분히 주의력에 관하여 알아보았으니 본주 제로 넘어가겠다.
다중작업은 한 번에 2가지 이상의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것으로 "다중작업" 또는 "다중과업과"라고도 한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우리가 이름을 불릴 것을 대비하여 주의력을 분산시켰던 것을 예시로 들 수 있다.
요즘엔 인터넷에 다중작업을 검색하면 온통 부정적인 결과들만 올라온다. 예를 들면 '다중작업을 하면 안 되는 이유','다중작업 뇌 손상' 등 부정적인 검색어들이 있다. 또한 방금 우리가 살펴본 사례들에서도 다중작업은 부정적인 영향만 주었다. 첫 번째 사례에서는 다중작업을 함으로써 대화에 온전히 집중하기가 힘들어졌다. 즉 다중작업을 함으로써 우리의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걸 알아냈다. 또한 집중력을 대화-바리스타-대화로 옮기는 과정에서 전환비용 효과가 발생한다. 즉 우리가 제호를 하고 있다가 바리스타에게 음료를 받아오고 다시 대화를 집중하려 할 때 우리는 대화의 맥락 등을 복기하는 데 시간을 쓰게 된다. 이 효과는 우리가 책을 읽다가 핸드폰을 3초 정도 확인하고 다시 책을 읽을 때 똑같이 발생한다. 우리가 몇페이지 몇번째 줄을 읽고 있었는지, 그 직전에 책은 어떤 내용을 말하고 있었는지 떠올려야 한다. 그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추가로 다중작업의 단점을 실험한 연구가 몇 가지 있다.
1. 프린터로 유명한 그룹 hp는 직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진행했다. 한쪽은 IQ 검사를 이메일과 전화를 하면서 진행하고 다른 쪽은 온전히 IQ 검사를 받게 했다. 그 결과 온전히 집중한 그룹은 아닌 그룹에 비해 IQ가 10점 정도 높게 나왔다. 집중력은 한계가 있는데 그것을 나누면 능률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2. 카네기 멜런 대학의 인간 컴퓨터 상호작용 연구소는 학생들을 데려다 놓고 시험을 보겠습니다. 한 그룹은 시험을 치르기 전에 핸드폰을 꺼야 했고 다른 그룹은 핸드폰을 켜놨는데 중간중간 문자도 받고 이메일도 받았습니다. 결과는 핸드폰을 켜두고 문자를 받은 학생들은 시험 성적이 평균 20% 더 나빴습니다. 비슷한 시나리오를 따른 다른 연구에서는 학생들의 성적이 평균 30% 더 나빴다는 아주 충격적인 결과도 나왔습니다.
이렇게 나쁘게만 보이는 다중작업을 우리는 항상 배척해야 하는 걸까요?
또 인간은 왜 이렇게 도움도 안 되는 다중작업 능력을 잃어버리도록 진화하지 않았을까요?
마무리
멀티테스킹은 자연스럽고 적응에 이로우며 불가피합니다. 만약 인류가 몰 티 테스 왕을 할 수 없었다면 우리는 카페에서 음료를 기다리며 대화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또한 비행기 조종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다중작업이 우리에게 문제가 되는 이유는 우리가 점점 한 가지에 온전히 집중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과도한 다중작업을 줄여보는 건 어떨까요?
'인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억의 비밀을 알아보자 (1) | 2025.02.05 |
---|---|
부부는 '닮아가는게' 아니라 '닮아있다'(암묵적 자기애) (4) | 2025.02.01 |
우리는 좋아하는 이성에게 왜 못되게 구는가(방어기제) (0) | 2025.01.30 |
우리의 감각을 믿을 수 있을까? (0) | 2025.01.28 |
사고란 타고난 것인가 후천적인 것인가 (0) | 2025.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