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
우리는 청소년기에 기억하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는 우리에게 일어난 다양한 사건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런 종류의 기억을 '일화기억'이라고 한다. 이러한 종류의 기억은 사람들에게 기억을 떠올려서 전할 수 있는 이야기의 형태를 가진다. 좋은 이야기는 흥미롭고 흥미로운 내용과 등장인물, 줄거리가 있다. 우리는 이러한 좋은 이야기를 다른 사람과 자신한테 들려준다. 이러한 이야기는 픽션의 형태를 띤다. 존의 이야기는 기억 오류와 관계가 있다. 존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지만 2006년에서 2008년 사이에 아빠의 차로 차 사고를 냈다. 이렇게 존의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 까닭은 '의미기억'이라는 기억의 한 사실적 종류 때문이다. 존은 18살이 되던 해에 운전을 배웠고 그 후 여러 해 동안 차가 없었고, 대학에 가기 전에 이 사건이 일어났다. 이러한 정보를 조합해 볼떄 이 사고는 2006년부터 존이 고등학교를 졸업했던 2008년 사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여기서 의미 기억은 경험이 배제된 단순한 지식적인 기억이다. 의미 기억은 인간이 평생 축적해 온 일반적인 세계 지식을 의미한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존은 아버지의 포드 브롱코를 타고 있었다. 그리고 친구 한 명은 조수석에 타고 있었다. 그리고 운전 중 차가 오른쪽으로 미끄러졌고 조수석의 백미러가 전봇대나 표지판에 부딪혔다. 이 때문에 백미러가 안쪽으로 꺾이면서 유리를 깨트렸다. 존은 집에 가자마자 아버지에게 사고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그는 전봇대나 표지판을 백미러로 살짝 스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존은 왜 자신이 전봇대에 가까이 갔는지 정확한 이유를 확신하지 못한다. 그는 확실한 답은 모르지만, 다른 차선에서 달리는 차를 피하려고 오른쪽으로 간 듯했다. 사고를 피할 수 없던 이유가 설명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었다. 존이 떠올린 기억이 진짜인지 확신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런 설명이 정황상에도 들어맞고 존의 행동을 잘 설명해 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존은 사고 2~3초 전에 일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즉 설명이 필요해서 일부 내용을 채워 넣었고 실제 발생한 사건과 발생했으리라고 생각한 사건을 이용해 일관성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일 뿐이다.
우리도 위 사례와 같은 기억이 많을 것이다. 어떠한 사건에 기억이 부분적으로만 떠오르는 경우다. 우리는 이 기억을 빈틈을 우리의 기존 지식과 기억을 이용하여 채워 넣는다. 예를 들면 당신이 학교를 1년 동안 매일 등교할 때마다 파란색 차가 이웃집의 야외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었다고 가정해 보자. 당신은 점점 차에 무관심해질 것이고 차가 있든 없든 별로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그러다 어느 날 어머니가 당신에게 이웃집에 차가 주차되어 있었냐고 물어본다. 당신은 별생각 없이 있었다고 말할 것이다. 설령 없었다고 하더라도 당신은 사전 정보를 바탕으로 이웃집에 파란 차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결국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사건보다는 사건을 기억하는 행위 그 자체다. 사건에 대한 기억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고 우리의 뇌는 늘 어떤 새로운 내용을 보고 해석을 한다. 심지어 과거의 기억을 현재의 기억과 섞고서는, 그 혼합된 기억을 기억의 일부로써 저장한다. 우리가 꿈과 현실을 헷갈릴 때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기억은 매번 떠올릴 때마다 변경의 가능성이 생긴다. 기억은 불완전하며 계속하여 변화하고 요동친다.
이처럼 기억은 왜곡되고 틀린 부분도 많다. 하지만 사고의 근간은 기억이고 좋은 사고는 좋은 기억에 달려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그래서 미심쩍은 부분이 많은 기억이지만 우리는 기억이란 게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다.
기억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기억이란 과거의 기록이고 대부분 과거를 향한 것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기억은 과거에 대한 내용이 아니다. 기억은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미래에 우리가 무엇을 할지 알기 위해 우리가 이용하는 과거의 일일 뿐이다. 기억은 과거의 겉모습을 하고 있지만 미래를 예측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기능적으로 과거를 있는 그대로 재생시키기만 하는 시스템은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과거를 기억하는 이유는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의 결과와 사건을 예측하기 위함이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와서 기억이란 무엇인가? 기억은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와 비슷하다. 즉 하드 디스크가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처럼 우리의 기억도 어떤 경험이 있으면 그 경험을 나중에 필요에 따라 꺼내 쓸 수 있도록 저장해 둔다. 하지만 이것 또한 기억이 작동하는 방식은 아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은 기억을 통해 경험한다. 즉 우리가 무언가를 방금 지각했다고 하더라도 그 무언가는 이미 달려져 있다. 재구성된 기억이란 뜻이다. 기억은 재구성된 지각의 한 형태이다. 지각 또한 재구성된 지각이다.
따라서 우리는 기억을 이렇게 정의하자. 기억이란 지금 발생하는 뉴런 활성화 패턴이 이전에 발생했던 패턴과 비슷하다는 걸 인식하는 과정이다.
마무리(기억의 오류를 줄이는 방법)
우리 모두 알다시피 기억은 항상 인지과정을 작동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다시피 기억은 미덥지 않아 보인다. 기억은 무언가를 기억한다는 행위 자체가 고유의 기억을 만들어내며 과거와 현재, 미래 사이의 경계를 흐릿하게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기억을 믿어야 한다. 기억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과거의 기록이다. 또한 현재에 의해 바뀌는 기록이다. 기억은 우리가 믿을 수밖에 없는 미덥지 않은 동반자다.
하버드대의 대니엘 갹터는 적응에 이롭게 작동하는 기억의 측면이 하여금 대체로 실수나 오류를 저지르게 하는 몇 가지 방법을 설명했다. 대니엘이 말한 실수는 예측이 가능하다. 따라서 우리가 기억의 작동 방식을 조심해서 알아보면 기억이 일으키는 실수나 오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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