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걷던 인도 사이 작은 틈에서
이름도 모르는 들꽃 하나가 피어 있었습니다.
바쁘게 지나치던 그 길에서
저는 잠시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자동차의 소음과, 분주한 발걸음,
정해진 목적지로 밀려가는 도시의 리듬 속에서
그 조용한 생명은 이상하리만치 맑고 선명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은 네모 박스에 묶여 있었고,
저는 그 틈에서 조용히 눈을 뜨고 있는 자연을 마주했습니다.
도시는 모든 것을 빨리 지나가게 만듭니다.
길거리엔 광고가 넘치고,
사람들은 대화보다 속도에 익숙해집니다.
하지만 그 틈에서 만난 자연은,
아무 말 없이도 마음을 머물게 했습니다.
꽃 한 송이, 나뭇가지 하나,
길 위의 그림자처럼 드리운 한 줌의 햇살.
그 작은 것들이 오늘 저의 걸음을 늦추었습니다.
그리고 그 느림 속에서,
저는 한동안 잊고 있었던 감각을 되찾았습니다.
도심 속 자연은 그렇게 존재한다.
우리에게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으면서
그저 거기 있어 주는 방식으로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그 순간을 기록 해두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시를 씁니다.
제목:도시의 틈, 고요한 숨결
도시의 틈, 고요한 숨결
빌딩 숲 사이
투박한 인도 틈에서
작은 꽃이 피어있다
이름 모를 그 꽃 하나,
누구고 신경 쓰지 않는 자리에
조용히, 당당히
차들은 달리고
사람들은 걷는다
눈은 앞만 보고
마음은 늘 한 발 앞서간다
그 속에서
나는 멈춰 섰다
회색빛 하루 속에서
유일하게 색을 가진 존재
그 작은 꽃이
내 눈을 붙잡았다
시끄러운 도심의 소음도
그 앞에선
잠시 멀어졌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보도블럭 위로 떨어진 햇살 한 조각,
새 소리 같은 자전거 벨소리
모두가 지나치지만
그것들은 늘 거기 있었다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자연은 도심 속에서도
포기하지 앟고 살아간다는 걸
단지 우리가
너무 바빠서,
너무 익숙해서
보지못했을 뿐이라는 걸
오늘 하루도
숨 가쁘게 지나갔지만
그 짧은 순간 덕분에
내 마음은 환하게 환기되었다
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유는
언제나 효율이 아닌
가끔씩 마주치는 이런 느낌에 있다
꽃은 다시 바람에 흔들리고
나는 다시 걸음을 옮긴다
그 짧은 정지의 순간이
오늘 하루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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