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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앞에서의 고백(시)

by SeeJoy 2025. 5. 25.

우리는 사면서 이성에게 사랑이란 감정을 품게 됩니다. 하지만 그 감정은 때론 상처가 돼서 파도처럼 나에게 몰려오기도 합니다. 그 상처는 상대방의 거절에서 올 수도 있겠지만, 사실 더 큰 상처로 남는 것은 다가갈 용기조차 없었던 나 자신이 만들어낸 후회라는 감정이 사무치게 우리를 아프게 합니다. 저는 이 감정이 넓고 푸른 바다 앞에서 짠 내 나는 바닷바람에 흘러가며 소화되길 바랍니다.

바다를 보면 언제나 묵묵합니다. 바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그 앞에 서면 나는 나도 몰랐던 감정들을 들켜버린 듯 서성이게 됩니다. 푸른 물결은 단 한 번도 같은 모양으로 반복되지 않지만, 그 변화 속에서 이상하리만큼 반복적인 위로를 건네줍니다. 나는 종종 바다에 찾아옵니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풍경일지 모르지만, 나에게 바다는 고백입니다.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 잊으려 해도 잊히지 않는 기억들, 그리고 여전히 마음 어딘가에 머무르는 그 이름까지...
바다 앞에 서면 모든 것이 흐려지고, 동시에 또렷해집니다. 그래서일까, 마음속 이야기를 어디에 두고 와야 할지 몰라 헤매던 날들에도, 나는 결국 이곳으로 돌아옵니다.
나는, 다시 이 바다에 조심스럽게 마음을 건넵니다.

제목:"바다 앞에서의 고백'입니다

 

바다 앞에서의 고백

 

바람이 말을 건다,

괞찮냐고 묻는 듯

소매 끝을 살며시 흔든다

 

나는 대답 대신,

바다를 오래 바라본다

말로는 다 전할 수 없는 마음이

눈빛에 실려 밀려간다

 

너를 떠올릴 때마다

이 바다가 떠오른다

한없이 넓고, 깊고,

가끔은 너무 멀어서

닿지 못할 감정처럼

 

모래 위를 걷는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파도는 금세 흔적을 지우지만

내 마음속 너는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다

 

차마 하지 못한 말,

이 바람이 전해주기를

내가 여전히

너를 생각하고 있다고

 

이 바다에

너의 이름을 흘려본다

파도는 아무렇지 않게

그 이름을 끌고 멀어지지만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미련처럼 그 물결을 바라본다

 

사랑이었을까

아니면,

말하지 못한 사랑이었기에

더 오래 남은 감정이었을까

 

오늘 이 고백은

아무에게도 닿지 않더라도 괞찮다

그저 마음속 이야기 하나

바다에게 맡긴 것만으로도

조금은 가벼워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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